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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트럼프, 심야 1시간 통화…어떤 내용 오갔나 기사와 댓글

[한겨레] 이틀에 걸쳐 80분 통화 ‘북핵 심각성’ 반영

문 대통령, 육해공 대응타격 등 설명

트럼프 “힘의 우위 기반 북도발 억제”

문 대통령 ‘미 평창올림픽 대표단 감사’ 표하자

트럼프 “문 대통령이 IOC에 전하셔도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월29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로 양국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장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 문제를 두고 30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1시간 통화를 한 것은 그만큼 두 정상이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 정상은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대화에 나올 때까지 강력한 대북 제재와 압박을 강화해야한다는 데 뜻을 함께 하고, 평창 겨울올림픽이 평화적이고 성공적으로 치러져야 한다는데도 공감했다.

두 정상은 이날 밤 10시부터 11시까지 추가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직후에도 20분 동안 통화한 바 있다. 이틀 동안 80분에 걸쳐 긴밀하게 북한 탄도 미사일 발사 문제를 논의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은 어제 정부 성명을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이 완결 단계에 도달했고, 핵 무력 완성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우리 정부는 현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군의 대응 과정도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직후 우리 육·해·공군은 지대지, 함대지, 공대지 3종류의 미사일을 각각 발사하는 정밀 타격 훈련을 실시했다”라며 “이는 북한에게 도발 원점에 대한 우리의 타격 능력을 확실히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확고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토대로 한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기반으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위협에 대응해 갈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첨단 군사자산 획득 등을 통해 방위력 강화를 이루려는 한국의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미국의 굳건한 대한방위 공약을 재확인한다”고 말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한·미가 동맹국으로서 긴밀한 공조하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압박을 최대한 강화하는 노력을 함께 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강력한 압박·제재’ 기조 속에, 두 정상이 내년 2월 열리는 평창 겨울올림픽의 평화로운 개최 필요성에도 공감한 점이 눈에 띈다. 문 대통령은 “평창 겨울올림픽에 미국의 고위급 대표단 파견을 결정하셨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깊이 감사드린다. 미국의 이런 결정이 조기 공표되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세계 각국에 안전한 올림픽에 대한 확신을 주고 북한에도 확고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고위급 대표단 파견 결정을 문 대통령께서 직접 올림픽위원회에 전하는 것도 좋다”고 화답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통화에서 북한 화성-15형 탄도미사일에 대해 재진입, 종말단계유도, 핵탄두 소형화 기술 확보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한 점도, 상황이 극단적으로 치닫지 않게 하면서 관리하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오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대응 방안과 평창 겨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외교, 안보 관련 사안들이 집중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미국 등과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한-미-일 공조 틀 속에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보조를 맞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를 중심으로 한국, 일본 등이 참여하는 대북 해상수송 차단과 중국, 러시아의 협조 아래 대북 원유공급 중단이라는 두가지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부는 미국 등 안보리 이사국들과 안보리 차원의 대응 방안을 긴밀히 협의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월 중순 한-중 정상회담을 위해 중국을 방문하는 만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대북 압박책을 요청할 것으로 보이지만, 국면 전환을 위한 중국의 ‘역할론’을 거듭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성연철 김지은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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